李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참가, 유럽 방산시장 공략 전환점 될지 주목

무기체계 자체의 경쟁력만으로는 뚫기 어려운 '안보동맹 블록화'가 확인된 만큼 중장기적 외교안보 협력 방안 등을 포함한 전략적 방산 외교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7일 CPSP 우선협상 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선정됐다는 캐나다 측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결정적인 차이는 나토 상호운용성에서 발생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잠수함 성능이나 유지·보수·정비(MRO) 관련 지역 혜택 등은 큰 차이가 없었고 납기에서는 한국이 오히려 빨랐지만, 훈련·정비·부품·기술 협력에 승조원 공유까지 가능한 나토 잠수함 체제 편입을 캐나다가 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캐나다는 CPSP를 추진하면서 기후변화 및 러시아의 위협 증대 등에 따른 북극해 작전능력 확보를 중요한 전략적 고려 사항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TKMS의 '타입 212CD' 잠수함은 북극 환경 운용에 최적화됐다는 점을 부각했고 독일은 산업·기술 혜택(ITB)으로 북극 현대화 사업 참여를 제안하기도 했다. 북극에 비교적 근접한 국가이자 러시아의 위협을 공유하는 나토 동맹국으로서 북극에 대한 캐나다의 안보 관심사를 공략한 것이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캐나다 잠수함 수주 결과는 한국 방산의 기술력 부족이라기보다 대형 방산사업이 성능·가격 경쟁을 넘어 외교·안보·동맹 구조가 결합한 전략적 선택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대형 전략무기 획득 사업이 구매국의 안보 정체성, 나아가 판매국과 구매국의 전략적 동조화 수준과 직결되는 추세는 국제질서가 진영화할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개별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홍보하기보다 "상대국의 안보 환경과 정책적 우선순위, 동맹 구조, 산업정책을 종합적으로 식별"(유지훈 연구위원)해 국가 차원의 협력 패키지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방산안보실장은 "사업만 따내면 된다는 경제적(상업적) 접근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그 나라의 안보 상황과 미래를 위해 함께 하겠다는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평상시부터 중장기적 관점의 안보협력 기반을 조성하려 노력해야 한다고도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유지훈 연구위원은 "캐나다와도 이번 결과에 그치지 않고 북극 안보, 해군 교류, 조선·MRO 협력을 지속해 향후 협력 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자체 방위산업 기반 확충을 위해 유럽산 무기를 우선 구매하는 '바이 유러피언' 정책을 펴며 나토 방산시장의 벽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돌파해야 할 과제다.
실제로 전통의 강호를 자임하는 독일, 프랑스 등의 한국 방산 견제는 이미 음으로 양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근래에 웬만한 시장에서는 모두 독일과 싸우는 형편"이라며 "견제가 만만치 않다"고 했다.
EU 집행위가 무기를 공동구매하는 회원국에 낮은 금리로 대출금을 지원하는 제도인 '세이프'(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도 허들로 작용하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해 12월 비(非)EU 회원국으로는 처음으로 세이프에 참여하기로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세이프 자금과 연계된 사업과 관련해 어려움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구매 예상국,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와의 정부 간(G2G) 협의 채널을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럽 국가들도 미국의 안보 공약 후퇴에 따른 전력 공백을 신속히 메워야 하는 만큼 생산 역량을 갖춘 한국과의 방산협력 수요는 계속 존재할 전망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은 환상적인 방위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유럽 동맹국들이 한국산 무기를 사는 이유는 "현재 나토의 방산 생산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7∼8일 이재명 대통령의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 참가를 통해 나토·유럽 방산시장 공략의 전환점이 마련될지도 관심이다.
정부는 나토와의 방산 협력 확대를 위해 나토 조달 메커니즘 참여 방안 등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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